복음묵상

2014년 12월 28일 오후 11:54

별osb 2014. 12. 28. 23:54

<예수님은 내게 디딤돌인가 걸림돌인가> 상지종신부님 복음묵상

2014. 12. 29 성탄 팔일 축제 내 제5일
(평화방송 라디오 오늘의 강론)

루카 2,22-35 (성전에서 아기 예수님을 봉헌하다, 시메온의 예언)

모세의 율법에 따라 정결례를 거행할 날이 되자, 예수님의 부모는 아기를 예루살렘으로 데리고 올라가 주님께 바쳤다. 주님의 율법에 “태를 열고 나온 사내아이는 모두 주님께 봉헌해야 한다.”고 기록된 대로 한 것이다. 그들은 또한 주님의 율법에서 “산비둘기 한 쌍이나 어린 집비둘기 두 마리를” 바치라고 명령한 대로 제물을 바쳤다. 그런데 예루살렘에 시메온이라는 사람이 있었다. 이 사람은 의롭고 독실하며, 이스라엘이 위로받을 때를 기다리는 이였는데, 성령께서 그 위에 머물러 계셨다. 성령께서는 그에게 주님의 그리스도를 뵙기 전에는 죽지 않으리라고 알려 주셨다. 그가 성령에 이끌려 성전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아기에 관한 율법의 관례를 준수하려고 부모가 아기 예수님을 데리고 들어오자, 그는 아기를 두 팔에 받아 안고 이렇게 하느님을 찬미하였다. “주님, 이제야 말씀하신 대로, 당신 종을 평화로이 떠나게 해 주셨습니다. 제 눈이 당신의 구원을 본 것입니다. 이는 당신께서 모든 민족들 앞에서 마련하신 것으로, 다른 민족들에게는 계시의 빛이며, 당신 백성 이스라엘에게는 영광입니다.” 아기의 아버지와 어머니는 아기를 두고 하는 이 말에 놀라워하였다. 시메온은 그들을 축복하고 나서, 아기 어머니 마리아에게 말하였다. “보십시오, 이 아기는 이스라엘에서 많은 사람을 쓰러지게도 하고 일어나게도 하며, 또 반대를 받는 표징이 되도록 정해졌습니다. 그리하여 당신의 영혼이 칼에 꿰찔리는 가운데, 많은 사람의 마음속 생각이 드러날 것입니다.”

<예수님은 내게 디딤돌인가 걸림돌인가>

사랑하는 믿음의 벗님들 모두, 아기 예수님을 마음의 구유 안에 곱게 모시고 기쁨 가득한 성탄 축제를 보내고 계시리라 믿습니다. 오늘은 성탄 팔일 축제 내 제5일입니다. 해마다 맞이하는 성탄이지만, 올해 성탄에는 아기 예수님께서 어떤 모습으로 다가오셔서 벗님들의 품 안에 안기셨는지 궁금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우리는 우리에게 오신 예수님께서 과연 어떤 분이신지 시메온의 증언을 통해서 듣게 됩니다. 시메온은 아기 예수님께서 많은 사람을 쓰러지게도 하고 일어나게도 하실 분이라고, 반대를 받는 표징이 되어 많은 사람의 마음속 생각을 드러내실 분이라고 증언합니다. 예수님의 반대자들은 예수님께 걸려 넘어져 쓰러지겠지만, 예수님을 믿고 따르는 사람들은 예수님에 의해 일으켜져 예수님의 영광에 함께 하게 될 것입니다.

그렇다면 예수님께서 일으키실 사람과 쓰러뜨릴 사람을 가르는 기준은 무엇이겠습니까? 그것은 오늘 미사 독서인 요한 1서 2장에 나오는 ‘형제에 대한 사랑’입니다. 사도 요한은 말합니다. “빛 속에 있다고 말하면서 자기 형제를 미워하는 사람은 아직도 어둠 속에 있는 자입니다. 자기 형제를 사랑하는 사람은 빛 속에 머무르고, 그에게는 걸림돌이 없습니다”(1요한 2,9-10).

사랑은 막연한 감정이 아니라 누군가를 향한 구체적인 행동으로서, 이 행동은 사람의 마음속 생각을 드러냅니다. 빛이신 예수님을 모시고 사는 사람은 겉으로 드러나는 신앙생활뿐만 아니라 내적인 신앙생활인 사랑의 실천에 충실한 사람입니다.

진실로 자기 형제를 사랑하는 사람에게는 예수님이 든든한 삶의 디딤돌이 됩니다. 자기 형제를 사랑한다 함은 시간, 능력, 재물, 마침내 자기 자신마저 내어놓는 것입니다. 이렇게 자신을 내어놓을 때에, 이기적인 자아는 작아지고 자신 안의 예수님은 커지실 것입니다. 그리하여 자신의 보잘것없는 능력이 아니라 예수님의 권능으로 일으켜져 기쁨과 평화 가득한 삶을 살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자기 형제를 미워하는 사람에게 예수님은 걸림돌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자기 형제를 미워하는 사람은 자신의 탐욕을 채우기 위해 형제의 고통을 외면하는 사람입니다. 이러한 사람의 마음 안에는 ‘너는 왜 사랑하지 않느냐? 너는 왜 나를 따르지 않느냐?’라는 예수님의 질책이 끊임없이 메아리칠 것입니다. 그러기에 이들에게 있어 예수님은 삶의 걸림돌일 뿐이며, 신앙생활은 고통스러운 것이 될 것입니다.

믿음의 벗님들께 예수님은 삶의 디딤돌입니까 아니면 걸림돌입니까? 예수님께서 과연 지금의 벗님들을 보고, 일으키시겠습니까 아니면 쓰러뜨리시겠습니까? 오늘 하루 벗님들의 마음 속 깊이 자리하신 아기 예수님과 솔직한 이야기를 나누어 보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