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남스타일이 아닌 선비정신을 세계에 알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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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들이 모르는 또 다른 한국이 있다고 주장하는 미국인 학자가 있다.
이만열이란 한국 이름을 지닌 임마누엘 페스트라이쉬 경희대 교수다.
저서와 강연 등을 통해 페스트라이쉬 교수는 우리가 미처 몰랐던 한국의 장점을 재발견하는데 앞장서고 있다.
그는 지난 6월 미국 허핑턴포스트에 기고한 글에서 이렇게 얘기했다.
“한국의 가장 큰 장점은 바로 문화적 요소들이다.
하지만 슬프게도 대부분 한국 기업에서는 한국 문화의 흔적을 찾아볼 수가 없다.”
기업들이 서구식 경영 방식만을 수용하는 것에 대한 안타까움이 담긴 말이었다.
“가장 가치 있는 한국의 모습은 불가해한 이유로 감춰져 있다”는 그의 견해는 단지 기업에만 국한된 말은 아니다.
자신의 저서 ‘한국인만 모르는 다른 대한민국’에서 페스트라이쉬 교수는 “급격한 도약의 과정을 거친 한국인들은
자신의 위상을 제대로 인식할 시간을 갖지 못했다”고 말했다.
또한 “한국인들은 선진국을 어떤 유토피아처럼 생각하는 경향이 있지만,
상당한 격차로 한국을 능가하는 선진국은 현실세계에 존재하지 않는다”고 단언했다.
한국 문화의 위대함을 발견하고는 ‘세상에 이런 나라가 다 있단 말인가!’라며 희열을 느꼈다는 페스트라이쉬 교수.
그의 눈에 비친 한국 문화는 대체 어떤 모습일까?
강남스타일보다 선비 정신
페스트라이쉬 교수는 지난 4월 삼성 사장단에 “강남 스타일이 아닌 선비정신을 세계에 알려야 한다”고 설파했다.
강남스타일이나 한류가 한국의 문화를 대표하고 있지만
선비정신이나 홍익인간 같은 보다 본질적인 문화를 알려야 한다는 것이다.
이 소식은 곧 국내 주요 언론을 통해 보도됐다.
사실 그는 오래 전부터 꾸준히 선비정신의 가치를 언급해왔다.
앞서 언급된 저서에서도 선비정신을 “외세 개입에 강력히 저항하면서 동시에 평화적 국제 질서를 적극 지지하는 태도”라 정의하며 이를 한국인 뿐 아니라 전 인류가 동의하고 지지할 수 있는 보편적 가치라고 주장했다.
또한 선비 정신을 지금 우리가 사는 시대에 맞게 재창조한다면 엄청난 파급력을 발휘할 것이라고도 보았다.
일본의 사무라이가 세계로 확산되어 세계인들이 향유하는 문화로 자리 잡았듯
선비 정신도 세계인들의 충분한 공감을 이끌어 낼 수 있는 보편적 특성이라는 것이다.
아시아의 프로방스가 될 한국 농촌
페스트라이쉬 교수가 본 한국의 시골 마을은 이탈리아 토스카나, 프랑스의 프로방스와 닮아있었다.
그는 자신의 저서에서 “한국의 오래된 농촌 가옥은 단순하지만 아름다워 유럽 농가를 떠올리게 한다”고 설명했다.
또 한국 농촌에는 한가롭게 산책을 즐기고 싶은 평화로움이 있다고 강조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곳을 관광하는 외국인이 많지 않다는 것에 안타까움을 표했다.
특히 “콘크리트와 유리로 된 건물에서 생활하는 일상만이 오늘의 한류지만
전통적 시골 생활이 한국의 가장 가치 있는 문화적 자산이 될 수 있다”며
농촌을 관광객을 유치할 잠재력을 지닌 곳으로 보았다.
페스트라이쉬 교수는 “이탈리아가 농촌의 멋진 풍경을 통해 성공을 거뒀듯 한국도 그에 뒤지지 않는 성공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또 “옛날 것을 없애려고 하는 것은 한국의 가장 큰 약점으로 이는 외국인들이 찾고자 하는 한국 고유의 특색을 일부러 없애는 결과를 초래한다”며 “한국이 가야할 길은 과거 전통을 되살려 한국의 독특한 아름다움을 선보이고
이것들을 현대적 요소와 어울리도록 재구성하는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한국, 너 자신을 알라
페스트라이쉬 교수가 본 한국인은 자국의 위대함이 무엇인지 규명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이들이다.
또한 한국이 더는 약소국이 아니라는 국제 사회의 인정을 갈망하면서도 한국이 선진국 대열에 진입했음을 스스로 인정하지 못하는 모순적 태도도 가지고 있다.
페스트라이쉬 교수는 그 원인을 역사에 정통한 한국인들이 많지 않기 때문으로 보았다.
그는 “대부분의 한국 사람들은 과거 조선시대와 현대화된 대한민국을 흐름이 끊긴 별개의 나라로 여기는데
이 간극은 한국의 문화적 자신감을 훼손한다”고 주장한다.
선비 정신과 한국의 농촌이 세계인이 향유할 가치 있는 문화라 여기는 한국인들은 몇이나 될까.
그런 우리에게 페스트라이쉬 교수는 이렇게 말한다. “한국인들이 한국 문화를 위대한 자산으로 인식한다면
세계에는 엄청난 지각변동이 일어날 것이다. 한국이 세계 각국에 역사적 비전을 제시하며 중심 역할을 맡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한국이 그러한 위대성을 갖고 있음은 너무나도 자명하다”
* 임마누엘 페스트라이쉬
-현 경희대학교 국제대학 교수, 아시아 인스티튜트 소장
-전 일리노이대 동아시아언어문화학과 교수
이서진 기자 lsj12@ewomankorea.co.kr
기사승인 2015.08.04 11:48:55
- “강남스타일이 아닌 선비정신을 세계에 알려야”
한국인들이 모르는 또 다른 한국이 있다고 주장하는 미국인 학자가 있다. 이만열이란 한국 이름을 지닌 임마누엘 페스트라이쉬 경희대 교수다. 저서와 강연 등을 통해 페스트라이쉬 교수는 우리가 미처 몰랐던 한국의 장점을 재발견하는데 앞장서고 있다.
그는 지난 6월 미국 허핑턴포스트에 기고한 글에서 이렇게 얘기했다. “한국의 가장 큰 장점은 바로 문화적 요소들이다. 하지만 슬프게도 대부분 한국 기업에서는 한국 문화의 흔적을 찾아볼 수가 없다.” 기업들이 서구식 경영 방식만을 수용하는 것에 대한 안타까움이 담긴 말이었다.
“가장 가치 있는 한국의 모습은 불가해한 이유로 감춰져 있다”는 그의 견해는 단지 기업에만 국한된 말은 아니다. 자신의 저서 ‘한국인만 모르는 다른 대한민국’에서 페스트라이쉬 교수는 “급격한 도약의 과정을 거친 한국인들은 자신의 위상을 제대로 인식할 시간을 갖지 못했다”고 말했다. 또한 “한국인들은 선진국을 어떤 유토피아처럼 생각하는 경향이 있지만, 상당한 격차로 한국을 능가하는 선진국은 현실세계에 존재하지 않는다”고 단언했다.
한국 문화의 위대함을 발견하고는 ‘세상에 이런 나라가 다 있단 말인가!’라며 희열을 느꼈다는 페스트라이쉬 교수. 그의 눈에 비친 한국 문화는 대체 어떤 모습일까?
강남스타일보다 선비 정신
페스트라이쉬 교수는 지난 4월 삼성 사장단에 “강남 스타일이 아닌 선비정신을 세계에 알려야 한다”고 설파했다. 강남스타일이나 한류가 한국의 문화를 대표하고 있지만 선비정신이나 홍익인간 같은 보다 본질적인 문화를 알려야 한다는 것이다. 이 소식은 곧 국내 주요 언론을 통해 보도됐다.
사실 그는 오래 전부터 꾸준히 선비정신의 가치를 언급해왔다. 앞서 언급된 저서에서도 선비정신을 “외세 개입에 강력히 저항하면서 동시에 평화적 국제 질서를 적극 지지하는 태도”라 정의하며 이를 한국인 뿐 아니라 전 인류가 동의하고 지지할 수 있는 보편적 가치라고 주장했다.
또한 선비 정신을 지금 우리가 사는 시대에 맞게 재창조한다면 엄청난 파급력을 발휘할 것이라고도 보았다. 일본의 사무라이가 세계로 확산되어 세계인들이 향유하는 문화로 자리 잡았듯 선비 정신도 세계인들의 충분한 공감을 이끌어 낼 수 있는 보편적 특성이라는 것이다.
아시아의 프로방스가 될 한국 농촌
페스트라이쉬 교수가 본 한국의 시골 마을은 이탈리아 토스카나, 프랑스의 프로방스와 닮아있었다. 그는 자신의 저서에서 “한국의 오래된 농촌 가옥은 단순하지만 아름다워 유럽 농가를 떠올리게 한다”고 설명했다. 또 한국 농촌에는 한가롭게 산책을 즐기고 싶은 평화로움이 있다고 강조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곳을 관광하는 외국인이 많지 않다는 것에 안타까움을 표했다.
특히 “콘크리트와 유리로 된 건물에서 생활하는 일상만이 오늘의 한류지만 전통적 시골 생활이 한국의 가장 가치 있는 문화적 자산이 될 수 있다”며 농촌을 관광객을 유치할 잠재력을 지닌 곳으로 보았다. 페스트라이쉬 교수는 “이탈리아가 농촌의 멋진 풍경을 통해 성공을 거뒀듯 한국도 그에 뒤지지 않는 성공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또 “옛날 것을 없애려고 하는 것은 한국의 가장 큰 약점으로 이는 외국인들이 찾고자 하는 한국 고유의 특색을 일부러 없애는 결과를 초래한다”며 “한국이 가야할 길은 과거 전통을 되살려 한국의 독특한 아름다움을 선보이고 이것들을 현대적 요소와 어울리도록 재구성하는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한국, 너 자신을 알라
페스트라이쉬 교수가 본 한국인은 자국의 위대함이 무엇인지 규명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이들이다. 또한 한국이 더는 약소국이 아니라는 국제 사회의 인정을 갈망하면서도 한국이 선진국 대열에 진입했음을 스스로 인정하지 못하는 모순적 태도도 가지고 있다.
페스트라이쉬 교수는 그 원인을 역사에 정통한 한국인들이 많지 않기 때문으로 보았다. 그는 “대부분의 한국 사람들은 과거 조선시대와 현대화된 대한민국을 흐름이 끊긴 별개의 나라로 여기는데 이 간극은 한국의 문화적 자신감을 훼손한다”고 주장한다.
선비 정신과 한국의 농촌이 세계인이 향유할 가치 있는 문화라 여기는 한국인들은 몇이나 될까. 그런 우리에게 페스트라이쉬 교수는 이렇게 말한다. “한국인들이 한국 문화를 위대한 자산으로 인식한다면 세계에는 엄청난 지각변동이 일어날 것이다. 한국이 세계 각국에 역사적 비전을 제시하며 중심 역할을 맡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한국이 그러한 위대성을 갖고 있음은 너무나도 자명하다”
* 임마누엘 페스트라이쉬
-현 경희대학교 국제대학 교수, 아시아 인스티튜트 소장
-전 일리노이대 동아시아언어문화학과 교수
이서진 기자 lsj12@ewomankore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