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교황님

“나는 아직도 본당 신부가 되고 싶다”

별osb 2015. 12. 19. 09:10


“나는 아직도 본당 신부가 되고 싶다”

우리 나이로 올해 80이시라는 프란치스코 교황님이
생일 케이크 초를 불며 비신 소원이
설마 이건 아니겠지^^?! 하다가...
...‘참된 본당 신부’로서의 이상이
그리 장난스런 바람만은 아니겠다 싶은 생각에 이르렀다.
“참된” “본당의” “신부”라...
나‘도’ 본당의 신부가 되고 싶다.

“하여 교황직을 수행한다는 건,
(결국) 주교직, 본당사제직 (다시 말해) 목자의 일을 하는 겁니다.
(이에) 만약 교황이 주교직을 수행하지 않거나
교황이라면서 본당신부의 일과 목자의 일을 하지 않는다면,
그가 대단히 학식 있고 매우 중요하며 사회에 막강한 영향력을 주는 이가 될지언정,
제 생각이긴 합니다만...
그의 마음 안에 행복은 없을 거라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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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직도 본당신부가 되고 싶다 - [2015년 11월 15일 로마의 루터파 교회 방문 시 질의응답 중 그 첫 번째]

질문>
제 이름은 Julius입니다. 9살이에요.
저는 이 공동체의 어린이부 예배에 참여하는 것을 무척 좋아합니다.
네, 저는 예수님의 이야기에 홀딱 빠져버렸어요.
그리고 그분의 행적도 매우 좋아하죠.
그래서 제 질문은요...
교황님은 교황님의 자리에서 뭐가 가장 좋으세요?^^

대답>
(그 질문에 대한) 대답은 간단합니다.
그러니까 제가 좋아하는 것은...
(헌데) 만약 내가 우리 친구에게 음식 중에 뭐가 가장 좋으냐고 물어본다면,
우리 친구는 (아마도) 케이크나 단 것을 말하겠죠?!
하지만, 우리에게는 모든 음식을 먹을 필요가 있습니다.
(그럼에도) 솔직하게 제가 좋아하는 것은요
(사실) 본당신부 목자의 역할입니다.

네, 저는 사무실에서 하는 업무를 별로 좋아하지 않아요.
이런 일들은 제게 별루인 셈이죠.
네, 저는 의전을 갖춘 공식석상의 회견 등을 실상 내켜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지금 이 자리는 의전 등에 연연하는 공식석상이 아니죠, 가족적인거죠!^^ㅎ
그러나 저는 그런 일들을 해야만 합니다.
그래서 제가 뭘 제일 좋아하냐구요?
(당연히) 일선 본당에서 본당신부 일을 하는 거죠!

하여 제가 신학부 학장을 맡은 시기에
저는 학교 근처 본당의 신부로 지낸 적이 있습니다.
우리 친구는 제가 그 때 얼마나 좋았었던지를 알겠죠?!
네, 아이들에게 교리교육을 해주고
주일마다 어린 친구들과 미사 드리던 일들을 말입니다.
(헌데 그 때) 약 250여 명 남짓의 꼬마 친구들이 있었는데요.
이들 모두를 조용히 시키기란 무척 어려운 일이었죠.
그래서 어린 친구들과 담판을 짓고...그랬습니다.
그리고 이런 일이 제가 좋아하는 거죠.
우리 친구는 이제 다 컸으니까 제 말을 이해하리라 믿어요.

네, 여러분들이 '진짜'이니까요.
여러분들은 그저 뜬구름 잡는 이론을 묻는 게 아니죠.
(늘 여러분들은 이렇게 묻잖아요)
"이건 왜 그래요?" "왜요?"하고 말이죠.
그리고 이 때문에 저는 본당신부를 하는 게 좋아요.
(특별히) 본당신부를 하며 어린친구들과 함께 있는 게 더 좋죠.
그들과 이야기하며 많은 걸 배우니까 말입니다.
네, 많은 것을 배우게 됩니다.

(그래서) 교황이라는 자리에서...
저는 본당신부의 모습으로 교황직을 수행하는 것을 선호합니다.
봉사하는 거죠.
(따라서) 제가 보람 있어 할 때란,
아픈 이들을 찾아다 보고
슬퍼하거나 절망한 이들과 이야기를 나눌 때입니다.
네, 그래서 감옥에 가는 것도 매우 좋아하죠.
(물론) 그렇다고 해서 절 감옥에 가두지는 마세요^^
(아무튼) 교도소의 수감자들과 말을 하다보면,
우리 친구는 제가 하는 말을 아마도 알아들으리라 보는데요.

제가 교도소에 방문할 때마다 저는 제 자신에게 되묻고는 합니다.
"왜 나는 아니고 그들인가?"라고 말이죠.
(그리고 그 답은 바로) 예수 그리스도의 구원과
나를 향한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을 느끼는가!입니다.
왜냐하면 나를 구원한 이는 그분이시니까요.
(실상) 저는 그들보다 죄를 적게 지은 게 아닙니다.
하지만 주님께서는 저를 건져내신 거죠.
아울러 저는 이것을 느낀답니다.
(그래서) 저는 교도소를 방문할 때 행복합니다.

하여 교황직을 수행한다는 건,
(결국) 주교직, 본당사제직 (다시 말해) 목자의 일을 하는 겁니다.
(이에) 만약 교황이 주교직을 수행하지 않거나
교황이라면서 본당신부의 일과 목자의 일을 하지 않는다면,
그가 대단히 학식 있고 매우 중요하며 사회에 막강한 영향력을 주는 이가 될지언정,
제 생각이긴 합니다만...
그의 마음 안에 행복은 없을 거라 봅니다.

네...제가
우리 친구가 알고자 했던 대답을 잘 했는지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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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인이라 하면서,
아니 명색이 사제라고 하면서
교계제도를 여전히 중세시대의 봉건제쯤으로 생각하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 돌아봅니다.
분명 성부의 뜻으로 성자에 의해 세워지고 성령으로 이끌어지는 교회이지만,
다른 한편 교회란 여전히 지상에서 사람들이 모인 공동체라는 점에서
아직까지 형식과 제도라는 것이 존재하는 것일 겁니다.
하여 교계제도가 결코 상하를 나누는 신분제도가 아님을...
세상에서처럼 ‘위로 위로’를 외치며 사는 사람들이 아님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