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묵상

상지종신부님

별osb 2015. 6. 10. 08:52


2015년 6월 10일(연중 제10주간 수요일) No.113 : 마태오 5,17-19 (예수님과 율법)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율법이나 예언서들을 폐지하러 온 줄로 생각하지 마라. 폐지하러 온 것이 아니라 오히려 완성하러 왔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하늘과 땅이 없어지기 전에는, 모든 것이 이루어질 때까지 율법에서 한 자 한 획도 없어지지 않을 것이다. 그러므로 이 계명들 가운데에서 가장 작은 것 하나라도 어기고 또 사람들을 그렇게 가르치는 자는 하늘 나라에서 가장 작은 자라고 불릴 것이다. 그러나 스스로 지키고 또 그렇게 가르치는 이는 하늘 나라에서 큰사람이라고 불릴 것이다.”



하느님께서 창조하신 아름다운 세상에서
사람이 사람답게 살도록 하기 위해서
사람과 피조물이 공존하기 위해서
법이 필요합니다.

불의한 권력과 인간의 탐욕으로부터
가난하고 약한 이들을 살리기 위해서
법은 생명 존중의 정신을 담아야 합니다.

정글의 법칙에 희생당하는 사람 없이
함께 살아가는 참세상 이루기 위해
법은 사랑과 정의를 담아야 합니다.

“남이 너희에게 해 주기를 바라는 그대로
너희도 남에게 해 주어라.”라는
율법과 예언서의 정신(마태 7,12 참조)을
쓰레기처럼 내버린 소수를 위한 법은
다시 태어나야 합니다.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이라는
율법과 예언서의 골자(마태 22,34-40 참조)를
없애버린 형식만이 남은 죽은 법은
새롭게 완성되어야 합니다.

법의 이름으로 사람을 죽이고
법의 이름으로 세상을 망치는
슬픔과 고통 가득한 무법의 시대에
율법을 완성하러 오신 예수님의
비장한 선언과 힘찬 몸부림이
절절히 가슴 깊이 파고듭니다.

<의정부교구 송산본당 상지종 신부>


법률이라고 해서 무조건 지켜서는 안 된다. 정의(하느님의 뜻)를 실현하는 법률만을 지켜야 한다. 법률을 충실하게 지킨다 함은 그 법률을 얼마나 잘 지키는지 하나하나 따지는 일이 아니다. 그런 태도는 사람들을 노예로 만드는 관료체제를 만들어 내고 굳어지게 할 따름이다. 법률을 참으로 충실하게 지킨다는 것은 인간들이 서로 형제자매로서 행복하게 사는 관계를 맺을 수 있도록 법률에 정의와 자비를 불어넣어 주려고 애쓰는 것을 말한다.
인간이 생각하고 바라는 정의와 하느님의 정의는 사뭇 다를 수가 있다. 하느님의 정의만이 완전한 정의로서 사회와 세계를 하느님의 나라 로 만들어 갈 수 있다. 그리고 정의가 무엇인지를 아는 것만으로는 실효성이 없다. 정의를 실천하는 일이 중요하다. 정의를 실현하는 일에 몸 바치는 일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