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묵상

2016년 5월 23일 연중 제8주간 월요일 복음묵상 / 상지종신부님

별osb 2016. 5. 23. 17:36

2016년 5월 23일(연중 제8주간 월요일)


마르코 10,17-27(가진 것을 팔고 나를 따르라)

 그때에 예수님께서 길을 떠나시는데 어떤 사람이 달려와 그분 앞에 무릎을 꿇고,

“선하신 스승님, 제가 영원한 생명을 받으려면 무엇을 해야 합니까?” 하고 물었다.
그러자 예수님께서 그에게 이르셨다. “어찌하여 나를 선하다고 하느냐?

하느님 한 분 외에는 아무도 선하지 않다. 너는 계명들을 알고 있지 않느냐? ‘살인해서는 안 된다. 간음해서는 안 된다.

 도둑질해서는 안 된다. 거짓 증언을 해서는 안 된다. 횡령해서는 안 된다. 아버지와 어머니를 공경하여라.’”
그가 예수님께 “스승님, 그런 것들은 제가 어려서부터 다 지켜 왔습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예수님께서는 그를 사랑스럽게 바라보시며 이르셨다.

“너에게 부족한 것이 하나 있다. 가서 가진 것을 팔아 가난한 이들에게 주어라. 그러면 네가 하늘에서 보물을 차지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와서 나를 따라라.” 그러나 그는 이 말씀 때문에 울상이 되어 슬퍼하며 떠나갔다. 그가 많은 재물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예수님께서 주위를 둘러보시며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재물을 많이 가진 자들이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기는 참으로 어렵다!”

제자들은 그분의 말씀에 놀랐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그들에게 거듭 말씀하셨다. “얘들아,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기는 참으로 어렵다!

 부자가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는 것보다 낙타가 바늘귀로 빠져나가는 것이 더 쉽다.”
그러자 제자들이 더욱 놀라서, “그러면 누가 구원받을 수 있는가?” 하고 서로 말하였다.
예수님께서는 그들을 바라보며 이르셨다. “사람에게는 불가능하지만 하느님께는 그렇지 않다. 하느님께는 모든 것이 가능하다.”





가진 것이 많아서 오히려 불행한 사람 …
하나의 기막힌 역설입니다.
그 사람은 다른 누가 아니라 바로 나입니다.
가진 것이 하나 둘씩 늘어갈수록
나를 한 겹 두 겹 둘러쌉니다.
그만큼 나와 다른 이 사이에는 벽이 생깁니다.
사람과 사람의 아름다운 만남은 사라지고,
어느덧 나의 무엇과 다른 이의 무엇이 만납니다.
나의 알량한 지식과 다른 이의 그것이,
나의 보잘것없는 자리와 다른 이의 그것이,
나의 옷차림과 돈 씀씀이가 다른 이의 그것들과 만납니다.
언제 깨질 줄 모르는 불안한 관계의 줄타기가 이어집니다.
내가 진정 나이기 위해서
나에게 덧씌워진 껍데기들을 하나 둘 벗어야합니다.
내가 진정 아름답게 다른 이들과 하나 되기 위해서
나와 그들을 가로막는 온갖 거추장스런 벽들을 부수어야합니다.
얄팍한 지식의 노예가 되지 말고
하느님께서 주신 소중한 삶의 지혜를 나누어야 합니다.
있지도 않는 사제로서의 권위에 집착하지 말고
모든 이의 벗이 되신 예수님처럼
털털한 말과 행동으로 벗들에게 다가가야 합니다.
사제들이 가난하다고 말하지만 사실 그렇지 않습니다.
물론 사제들 각자의 삶에 따라 커다란 차이가 있겠지만.
그러기에 솔직하게 내가 가진 재물들을 털어놓고 나눔으로써
가난한 벗들과 함께 하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부족한 것 하나 …
가서 가진 것을 팔아 가난한 이들에게 주어라.
그리고 와서 나를 따라라.
부족한 것 하나가 아니라
그리스도인으로서,
사제로서,
살아야 할 전부입니다.
철저한 삶으로의 투신 …
나의 인간적인 힘만으로,
나의 인간적인 노력만으로 불가능할 투신이지만,
주님께서 나를 아름답게 변화시켜 주시리라 믿으며
설렘으로 또 한걸음 나아갑니다.

<의정부교구 교하본당 상지종 신부>


하느님의 나라(또는 영원 한 생명)에 들어가려면 율법이나 규정을 지키는 것만으로는 안 된다. 하느님의 나라는 하느님이 인간들에게 주시는 선물이다. 하느님의 나라에서는 모든 것을 모든 사람이 따뜻한 마음으로 골고루 나누어야 한다. 이 말은 불평등한 사회와 국제관계를 없애고 평등한 사회와 세계를 세우기 위하여 자발적인 사랑으로 재화를 다시 나눔을 뜻한다. 그래서 하느님 나라의 기쁜 소식을 들은 불의한 부자들과 부자 나라의 불의한 사람들은 불안해하고 걱정한다. 그들은 하느님의 나라에 들어가기가 어렵다. 예수님을 따르고 당신 계획을 계속 이루기 위하여 모든 것을 버릴 때 어떤 일이 일어나는가? 박해를 당하는 가운데서도 새로운 사회를 이루어 갈 것이고 다가올 온전한 생명을 미리 맛볼 것이다.
자기 성취를 사회계층이나 계급구조상 신분이 올라가는 것으로 여기는 논리에서 미래는 인정 없는 부자들의 것이다. 그러나 하느님 나라의 논리에서는 미래가 자기 재산을 하느님의 소유로 알아 따뜻하게 나눔으로써 모든 사람을 살리는 가능성을 열어가는 사람들의 것이다. 영원한 생명은 땅 위에서 무시당하고 굶주림과 질병으로 비참하게 죽어 가는 사람들에게 생명의 폭을 넓혀 주는 구체적인 행동에 달려 있다.



5월 24일 "작은 형제회" 세월호 성모의 밤을 알려드립니다.
세월호 아픔을 함께 나누고 보듬는 자리는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성모님의 달 5월을 지내면서
정동에 있는 작은형제회에서 '세월호 성모의 밤'을 진행한답니다.
5월 24일 화요일 오후 5시입니다.
성모님께 우리의 아픔을 봉헌하고 상처의 치유를 위한
전구의 기도를 함께 드리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