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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너에게로/천개의 바람이되어-임형주

별osb 2014. 7. 23. 23:37

 

 

 

너에게로                              

 

사람의 목숨은 쇠심줄처럼

질기고 질기어라

그날이후 산 목숨도 죽은 목숨도 아니게

살아지는 날들이 역겹다.

내가 왜 여기에 살아

내가 왜 이곳에

너를 낳아 가슴을 쥐어뜯고 통곡으로

너를 보내고 어미는 여전히

여기에, 이곳에

서럽게 울며불며 너에게로

한걸음, 한걸음 걸어간다.

 

어젯밤에도 가방을 둘러메고

해처럼 웃으며

대문을 들어서는 내 새끼는

여전히 해맑다

너를 지키지 못한 어미의 허물 모르듯

끝까지 믿었던 어른들의 배신에

원망도 없는 듯

오월은 더 푸르디푸르구나

 

맨발로 뛰어나가 

"미안해"

소리 지르고 힘껏 안아보지만

서늘한 바람만이 한가득

어미의 가슴을 훑고 지나간다.

 

들내 -    / 임형주 천개의 바람이 되어

출처 : ♣ 이동활의 음악정원 ♣
글쓴이 : 유정153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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