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묵상

[스크랩] <있어야 할 곳> 2014. 10. 28 성 시몬과 성 유다(타대오) 사도 축일 상지종 신부님의 복음 묵상

별osb 2014. 10. 28. 08:58

<있어야 할 곳>

2014. 10. 28 성 시몬과 성 유다(타대오) 사도 축일
(평화방송 라디오 오늘의 강론)

루카 6,12-19 (열두 사도를 뽑으시다)

그 무렵 예수님께서는 기도하시려고 산으로 나가시어, 밤을 새우며 하느님께 기도하셨다. 그리고 날이 새자 제자들을 부르시어 그들 가운데에서 열둘을 뽑으셨다. 그들을 사도라고도 부르셨는데, 그들은 베드로라고 이름을 지어 주신 시몬, 그의 동생 안드레아, 그리고 야고보, 요한, 필립보, 바르톨로메오, 마태오, 토마스, 알패오의 아들 야고보, 열혈당원이라고 불리는 시몬, 야고보의 아들 유다, 또 배신자가 된 유다 이스카리옷이다. 예수님께서 그들과 함께 산에서 내려가 평지에 서시니, 그분의 제자들이 많은 군중을 이루고, 온 유다와 예루살렘, 그리고 티로와 시돈의 해안 지방에서 온 백성이 큰 무리를 이루고 있었다. 그들은 예수님의 말씀도 듣고 질병도 고치려고 온 사람들이었다. 그리하여 더러운 영들에게 시달리는 이들도 낫게 되었다. 군중은 모두 예수님께 손을 대려고 애를 썼다. 그분에게서 힘이 나와 모든 사람을 고쳐 주었기 때문이다.

<있어야 할 곳>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의 사도(司徒)인 믿음의 벗님들, 오늘은 성 시몬과 성 유다 타대오 사도 축일입니다.

시몬 사도는 가나안 사람으로서 혁명당원이었다가 예수님의 열두 사도로 선택되었습니다. 전승에 의하면 사도 시몬은 이집트에서 설교하다가, 유다 사도와 함께 시리아와 메소포타미아에서 복음을 선포하였고, 페르시아로 가서 함께 순교하였다고 전해집니다. 어떻게 순교하였는지 분명하게 알려져 있지 않지만, 십자가형을 받았다는 전승도 있고, 톱으로 몸의 절반이 잘려 순교하였다는 전승도 있습니다. 그래서 사도 시몬을 표현할 때는 큰 톱이나 십자가와 함께 묘사를 하곤 합니다.

유다 사도는 루가 복음과 사도행전에는 ‘유다’로 나오지만, 마태오 복음과 마르코 복음에서는 ‘타대오’라고 언급됨으로써 예수님을 팔아넘긴 유다 이스카리옷과 구분이 됩니다. 유다 사도는 시몬 사도와 함께 메소포타미아에서 선교하다가, 그곳에서 순교하였다고 전해지고 있습니다.

시몬과 유다 타대오 사도 축일을 맞이하여, 오늘 복음은 예수님께서 열두 사도를 뽑으시는 장면을 감격스럽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지금여기 이 세상에 복음 선포의 사명을 받고 파견된 오늘을 사는 사도들인 믿음의 벗님들과 함께 복음 속에 함께 머물고 싶습니다. 예수님께서 2000년 전 이스라엘에서 열 두 사도를 뽑으셨듯이, 시공을 초월하여 오늘 우리를 당신의 사도로 뽑으셨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는 기도하시려고 산으로 나가시어, 밤을 새우며 하느님께 기도하십니다. 그리고 날이 새자 제자들을 부르시어 열둘을 뽑으시고 사도라 부르십니다. 거룩하고 평화 가득한 하느님의 기운 넘치는 산에서, 아버지와 갈림 없이 하나인 예수님께로부터 열 두 사도가 뽑힙니다.

곧이어 예수님께서 당신이 몸소 뽑으신 사랑스럽고 자랑스러운 열 두 사도와 함께 산에서 내려오시어, 당신의 말씀도 듣고 질병도 고치며 더러운 영들에게서 벗어나려는 수많은 이들과 함께 하십니다. 아버지의 뜻을 이루시는 예수님 곁에 사도들이 있습니다. 산 위에서 예수님께 뽑힌 감격스러운 순간을 뒤로 하고, 아픈 사람들이, 못 배우고 가난한 사람들이, 더러운 영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사람답지 못한 삶을 강요당한 사람들이 얽히고설켜 커다란 무리가 되어 살아가는, 산 아래 거칠고 메마른 땅에 예수님과 함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우리를 당신의 제자로 뽑으십니다. 우리는 세례를 받음으로써 그리스도인으로 거듭 태어납니다. 우리 그리스도인은 속된 세상의 게걸스러움과 더러움을 말끔히 씻어낸 티 없이 거룩하고 깨끗한 성당에서 세례를 받습니다. 2000년 전 열두 사도가 하느님 기운 가득한 산에서 예수님께 부르심 받았듯이 말입니다.

예수님께서 우리를 당신의 사도로 세상에 파견하십니다. 당신이 먼저 세상 깊숙이 들어가시고 우리에게 따르라고 하십니다. 열두 사도를 뽑으신 후, 그들과 함께 그들보다 앞장서서 아픈 이, 굶주린 이, 고통 받는 이, 억압받는 이들과 함께 하기 위해 산에서 내려오셨듯이 말입니다.

열두 사도는 예수님 곁에 예수님과 함께 있었습니다. 비록 인간적인 두려움에 주님의 십자가 여정을 피했지만, 마침내 주님을 따라 순교의 길을 걸었습니다. 세례로 하느님의 자녀가 되어, 언제 어디서나 예수님과 함께 해야 할 그리스도인으로서 우리가 있어야 할 곳은 어디입니까. 우리는 과연 지금 우리가 있어야 할 곳에 있습니까.

사랑하는 믿음의 벗님들, 오늘을 사는 사도로서 예수님과 함께 하시기를 기도합니다. 우리가 오늘 기억하는 2000년 전 사도들처럼.

출처 : 안산 와동 일치의 모후 성당
글쓴이 : 별님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