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묵상

[스크랩] <하느님과 나누는 참된 친교> 2014. 10. 29 연중 제30주간 수요일 상지종신부님의 복음묵상

별osb 2014. 10. 29. 19:21

<하느님과 나누는 참된 친교>

2014. 10. 29 연중 제30주간 수요일
(평화방송 라디오 오늘의 강론)

루카 13,22-30 (구원과 멸망)

그때에 예수님께서는 예루살렘으로 여행을 하시는 동안, 여러 고을과 마을을 지나며 가르치셨다. 그런데 어떤 사람이 예수님께 “주님, 구원받을 사람은 적습니까?” 하고 물었다.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너희는 좁은 문으로 들어가도록 힘써라.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많은 사람이 그곳으로 들어가려고 하겠지만 들어가지 못할 것이다. 집주인이 일어나 문을 닫아 버리면, 너희가 밖에 서서 ‘주님, 문을 열어 주십시오.’ 하며 문을 두드리기 시작하여도, 그는 ‘너희가 어디에서 온 사람들인지 나는 모른다.’ 하고 대답할 것이다. 그러면 너희는 이렇게 말하기 시작할 것이다. ‘저희는 주님 앞에서 먹고 마셨고, 주님께서는 저희가 사는 길거리에서 가르치셨습니다.’ 그러나 집주인은 ‘너희가 어디에서 온 사람들인지 나는 모른다. 모두 내게서 물러가라, 불의를 일삼는 자들아!’ 하고 너희에게 말할 것이다. 너희는 아브라함과 이사악과 야곱과 모든 예언자가 하느님의 나라 안에 있는데 너희만 밖으로 쫓겨나 있는 것을 보게 되면, 거기에서 울며 이를 갈 것이다. 그러나 동쪽과 서쪽, 북쪽과 남쪽에서 사람들이 와 하느님 나라의 잔칫상에 자리 잡을 것이다. 보라, 지금은 꼴찌지만 첫째가 되는 이들이 있고, 지금은 첫째지만 꼴찌가 되는 이들이 있을 것이다.”

<하느님과 나누는 참된 친교>

구원을 향한 구원의 길을 함께 걷는 사랑하는 믿음의 벗님들, 오늘도 기쁨과 열정 그리고 희망으로 이미 시작된 구원의 여정에 힘차게 한 걸음 내딛으시기를 바랍니다.

오늘 복음에서 어떤 사람이 예수님께 “주님, 구원받을 사람은 적습니까?”라고 묻습니다. ‘구원’이란 과연 무엇일까요? 쉽게 말하자면, 구원은 ‘하느님과 갈림 없이 함께하는 것’입니다. 이와 반대로 하느님과 갈라져 있는 것이 비구원이요 죄입니다. 그러므로 사람과 이 세상을 구원하시기 위해서 몸소 사람이 되어 오신 하느님, 곧 예수님의 또 다른 이름인 ‘하느님께서 우리와 함께’라는 뜻을 지닌 ‘임마누엘’은 ‘하느님과 함께 함’이 ‘구원’이라는 신적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구원’이라는 단어가 담고 있는 ‘함께’라는 말에서 우리는 ‘친교’를 떠올릴 수 있습니다. 인간관계가 참되기 위해서 친교가 중요하듯이, 하느님과 우리의 관계에서도 서로 주고받고 나누는 친교가 중요합니다. ‘참된 친교’ 없이 ‘참된 함께 함’은 불가능하고, ‘참된 함께 함’이 없이 ‘구원’에 이를 수 없기 때문입니다.

사람 사이에 친교를 이루는 다양한 방법이 있겠지만, 친교를 위해서 음식을 함께 먹으며 사는 이야기 나누는 것이 제격입니다. 세상사는 이야기를 안주 삼아서 시원한 막걸리 한 사발을 들이킬 수 있다면 더욱 좋습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밥과 술과 이야기가 나누어진 정겨웠던 자리를 마치면, 각자의 자리로 돌아가 나눔을 곱씹으며, 서로를 이해하고, 서로에게 내어주고, 서로 닮으려는 아름다운 노력이 따를 때 참된 친교가 이어질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하느님과의 친교는 어떨까요? 성체와 말씀으로 하느님과의 최고의 친교를 나누는 미사를 떠올리며, 오늘 복음을 미사에 비춰 묵상해 보고 싶습니다. 미사에 열심히 참례하는 이들이 말합니다. ‘저희는 주님 앞에서 먹고 마셨고, 주님께서는 저희에게 가르치셨습니다.’ 그런데 주님은 전혀 예상 밖의 말씀을 하십니다. ‘너희가 어디에서 온 사람들인지 나는 모른다.’ 왜 이런 말씀을 들어야만 할까요?

우리는 미사에서 삼위일체 하느님과 가슴 벅찬 친교를 이룹니다. 주님의 말씀과 성체와 성령의 은사를 받아먹고 즐깁니다. 하느님께서 거저 주시는 선물을 차마 보잘것없는 몸과 마음으로는 받아 안을 수 없을 정도입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 하느님과의 만남과 사귐이 충만하게 이루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하느님께서는 조건 없이 당신을 우리에게 내어주심으로써 우리와 친교를 이루고자 하시는데, 우리가 아무런 나눔 없이 이기적으로 하느님을 소유하려고 한다면, 이는 참된 친교의 자세가 아닙니다. 하느님께 거저 받았으니, 이제 우리가 거저 내어놓아야 합니다.

하느님의 살아 있는 말씀을 들은 그리스도인으로서 나눔의 삶으로 복음을 선포해야 합니다. 성체와 성혈을 먹고 마신 그리스도인으로서 벗들을 살리는 생명의 양식으로 자신을 봉헌해야 합니다. 이러한 삶을 살 때에, 비로소 우리는 하느님과 갈림 없이 하나가 될 수 있습니다.

사랑하는 믿음의 벗님들, 오늘 하루의 삶을 참된 미사로 주님께 봉헌하시기를 바랍니다.

출처 : 안산 와동 일치의 모후 성당
글쓴이 : 별님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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