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코 6,30-34 (‘오천 명을 먹이시다’ 전반부)
그때에 사도들이 예수님께 모여 와, 자기들이 한 일과 가르친 것을 다 보고하였다.
그러자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너희는 따로 외딴곳으로 가서 좀 쉬어라.” 하고 말씀하셨다.
오고 가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 음식을 먹을 겨를조차 없었던 것이다. 그래서 그들은 따로 배를 타고 외딴곳으로 떠나갔다.
그러자 많은 사람이 그들이 떠나는 것을 보고, 모든 고을에서 나와 육로로 함께 달려가 그들보다 먼저 그곳에 다다랐다.
예수님께서는 배에서 내리시어 많은 군중을 보시고 가엾은 마음이 드셨다. 그들이 목자 없는 양들 같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들에게 많은 것을 가르쳐 주기 시작하셨다.
우리는 외딴곳에서 만났지요.
쉬라는 꿀맛 같은 주님 말씀 듣고
보는 이 있을세라 한걸음에 달려간 그곳
외딴곳
삶에 지친 몸과 마음 애써 깊이 감추고
벅찬 달음질로 당신이 먼저 찾은 그곳
외딴곳에서 우리는 만났지요.
주님의 사명 다한 뿌듯함 가득 품고
스스로 쉴만한 자격 있다 우쭐거리며
모든 것 잠시 잊고 홀로 머물려 찾은 그곳
외딴곳
치열한 삶의 피땀과 눈물 닦을 겨를 없이
곧 이어질 거친 여정 맞이할 숨 고를 겨를 없이
귀한 휴식 마다하고 당신이 달려온 그곳
우리는 주님과 함께 외딴곳에서 머물렀지요.
홀로 쉴 곳을 찾아
애써 떠난 외딴곳에서
당신은 내 쉼을 가로막는 짐이었지요.
짧은 쉼조차 포기하고
어렵게 찾아온 외딴곳에서
당신은 나를 귀한 벗으로 삼으셨지요.
나와 함께 머물며
나를 쉬게 하셨던 주님께서는
당신과 나를 함께 따뜻하게 품어주셨지요.
주님 안에서 우리는 외딴곳에서 하나였지요.
잠시 머무는 외딴곳에서
쉼 없이 주님과 벗들과 어울리려는 당신을
쉼 없이 모든 이를 보듬으시려는 주님을
홀로 쉼을 즐기려는 나를 보았지요,
얼굴 달아오르는 부끄러움으로.
이제 우리 헤어져
삶의 자리로 돌아가지만
언젠가 다시 만날 또 다른 외딴곳에서
나 역시 주님과 당신처럼
그렇게 그렇게 함께 하리라
소박한 마음으로 다짐하지요.
<의정부교구 송산본당 상지종 신부>
헤로데가 불의한 고관들 및 인정 없는 부자들과 더불어 죽음(죽임)의 잔치를 벌이고 있는 사이에,
예수께서는 순박한 백성과 생명 (살림)의 잔치를 벌이고 계신다.
마르코는 예수께서 무엇을 가르치셨는가를 말하지 않고 있지만,
그날 저녁 예수께서는 백성을 위해 먹을 것을 사는 데는 많은 돈이 필요하지 않다는 위대한 가르침을 주신다.
각 사람이 가지고 있는 적은 분량을 모두 서로 나누어 먹으면 그만이라고 가르치신다.
그러나 그렇게 하려면 백성을 조직할 필요가 있다. 주고 나누면 모두 배부르게 되고, 먹고 남은 것이 많을 것이다.
불의하게 짜여진 ‘빼앗는 경제’에서 돈 있는 사람들은 갖가지 음식과 향락을 누릴 수 있지만 돈 없는 사람들은 굶어서 죽기까지 한다.
땅위의 자연 재화와, 생명을 있게 해 주는 재화는 ‘하느님이 베푸신 선물’로서 모든 사람이 그 선물을 골고루 누릴 권리가 있다.
정의롭게 짜여 진 ‘나누는 경제’에 따라 그 선물을 골고루 나누면 어느 누구도 부족함이 없이 오히려 넘칠 것이다.
모든 사람과 모든 나라가 서로 나누고 섬기면 온 인류가 행복하게 살 수 있다.
예수께서 가져다주시는 새로운 사회 안에서는 약자의 것을 빼앗는 것이 아니라, 서로 가진 것을 따뜻하게 나누며 독점이 나눔으로 바뀐다.
그런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사람들 이 스스로를 조직해야하며,
개인과 집단이 하느님의 선물인 재화를 혼자 다 가지려드는 불의한 사회의 사고방식과 아주 다른 사고방식을 가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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