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묵상

상지종신부님 복음묵상

별osb 2015. 5. 18. 15:20

요한 16,29-33 (내가 세상을 이겼다)








그때에 제자들이 예수님께 말씀드렸다. “이제는 드러내 놓고 이야기하시고 비유는 말씀하지 않으시는군요. 저희는 스승님께서 모든 것을 아시고, 또 누가 스승님께 물을 필요도 없다는 것을 이제 알았습니다. 이로써 저희는 스승님께서 하느님에게서 오셨다는 것을 믿습니다.”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대답하셨다. “이제는 너희가 믿느냐? 그러나 너희가 나를 혼자 버려두고 저마다 제 갈 곳으로 흩어질 때가 온다. 아니, 이미 왔다. 그러나 나는 혼자가 아니다. 아버지께서 나와 함께 계시다. 내가 너희에게 이 말을 한 이유는, 너희가 내 안에서 평화를 얻게 하려는 것이다. 너희는 세상에서 고난을 겪을 것이다. 그러나 용기를 내어라. 내가 세상을 이겼다.”

















거친 한솥밥 나누며
당신과 하나였던 저희가

당신 고난의 순간에
당신 홀로 남겨두고
제 살 길 찾아 떠난다는

서럽게 목멘 당신 말씀이
어찌 저희에게
평화를 줄 수 있는지요

지금 이 자리
당신과 함께 하는 기쁨에

언제나 어디서나
당신과 함께 하리라
다짐하고 다짐해보지만

세상의 달콤한 유혹에 나약하고
세상의 거센 풍파를 두려워하는
저희 자신을 알기에

오늘 당신의 말씀은
날카로운 비수가 되어
가슴을 찌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신께서 아버지와
아버지께서 당신과
처음처럼 영원히
함께 하신다는 것을 알기에

행여 언젠가
저희가 저지를지 모를
배신의 늪에 허우적이기보다

바로 그 순간
온 몸과 마음 정결케 할
참회와 화해의 피눈물 흘리며
오늘 당신의 말씀 되새기며
다시 당신과 하나 되게 하소서

한순간 당신을 떠남이
부끄러움과 절망에
저희 송두리째 내던진 채
당신과의 끝 모를 단절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라

당신과 아버지가 하나이듯
다시금 그 하나 안으로
저희를 끌어안으시는
오늘 당신의 말씀 되새기며
다시 당신과 하나 되게 하소서

<의정부교구 송산본당 상지종 신부>